원상복구 하라는 임대인에게 인테리어 비용 청구해서 받는 법
임대인에게 당당하게 돈 받고 나가는 법
계약 기간이 끝나가는데, 임대인으로부터 들어올 때처럼 싹 비워두고(원상복구) 나가세요라는 말을 들으셨나요?
영업을 위해 거액을 들여 설치한 시설들인데, 권리금은커녕 내 돈 들여 철거까지 해야 한다니 밤잠이 오지 않으실 겁니다.
억울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져보지만, 어려운 법률 용어 때문에 도대체 내 상황에 맞는 답이 뭔지 답답하셨을 것입니다.
모든 시설을 철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임대인에게 "이건 당신이 사주세요"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오늘은 수많은 임차인분들의 자산을 지켜드린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이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는 부속물매수청구권의 실전 전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상가 원상회복, 임대인의 무리한 요구에 대응하는 임차인
내가 설치한 게 부속물이 맞을까?
어떤 것은 받을 수 있고, 어떤 것은 없는지 그 기준이 모호하지만 가장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의뢰인들이 가장 많이 헷갈려 하시는 부분만 골라, 청구 가능한 것(부속물)을 명확히 비교해드리겠습니다.
지금 가게를 둘러보시며 이 리스트와 대조해 보십시오.
에어컨 및 냉난방 시설
가장 다툼이 많은 항목입니다. '배관'이 어디에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구분 | 부속물 | 유익비/구성부분 |
|---|---|---|
핵심 기준 | 건물 손상 없이 탈부착 가능 | 건물과 일체화되어 분리 불가 |
구체적 예시 | 스탠드형/벽걸이 에어컨,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실내기/실외기) | 벽체 매립형 덕트(배관), 중앙공급식 난방 설비, 보일러실과 연결된 바닥 배관 |
전략 | "실내기와 실외기는 나사만 풀면 떼어낼 수 있으니 독립된 부속물입니다"라고 주장해야 합니다. | 벽이나 천장을 뜯어야만 나오는 배관이나 덕트는 사실상 건물 주인이 갖게 됩니다. |
유리, 창호, 파티션 (인테리어)
'인테리어'라고 뭉뚱그리면 안 됩니다. 샷시인지, 가벽인지 구분하십시오.
구분 | 부속물 | 유익비/구성부분 |
|---|---|---|
핵심 기준 | 공간 구분을 위해 설치한 독립 시설 | 건물의 외벽이나 구조를 이룸 |
구체적 예시 | 강화유리 출입문, 매장 내 유리 가벽(파티션), 탈부착 가능한 진열장 | 건물 외벽 샷시(창틀), 바닥 타일, 천장 텍스 마감, 도배/페인트 |
주의사항 | 다음 세입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예: 사무실 가벽) 경우 승소 확률이 높습니다. | 샷시를 교체하여 건물 가치가 올랐더라도, '원상복구 특약'이 있다면 비용을 받기 어렵습니다. |
주방 및 위생 시설 (식당/카페 필독)
식당 사장님들이 가장 많은 비용을 쓰는 곳입니다.
구분 | 부속물 | 유익비/구성부분 |
|---|---|---|
구체적 예시 | 싱크대, 가스레인지, 대형 후드(환풍기 본체), 제빙기 | 주방 바닥 방수 공사, 배수 트렌치(바닥 매립), 상하수도 배관 공사 |
전략 | 떼어갈 수 있는 기구들은 부속물 매수청구를 하거나, 협상이 안 되면 철거하여 가져갈 수 있습니다. | 바닥 방수 공사비는 건물의 가치를 높인 '유익비'이지만, 계약서상 포기 조항이 있다면 받기 힘듭니다. |
전기 및 조명 시설
구분 | 부속물 | 유익비/구성부분 |
|---|---|---|
구체적 예시 | 고가의 샹들리에, 레일 조명, 특수 조명 기구 | 천장 매립등, 전기 배선 공사(벽체 내부), 분전반(두꺼비집) 증설 |
이건 왜 청구하지 못하나요? - 특수 목적 시설의 함정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치명적인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법원은 오로지 임차인의 특수한 영업 목적(Subjective Use)을 위해서만 필요한 시설은 부속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즉, 건물 자체의 객관적 편익에 도움이 되어야 임대인에게 사라고 강요할 수 있습니다.
횟집 수족관
이유 (Why?): 만약 사장님이 나가고 그 자리에 옷가게나 카페가 들어온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들에게 수족관은 건물의 가치를 높여주는 시설일까요? 아니면 돈 들여 철거해야 하는 애물단지일까요?
당연히 후자입니다. 이처럼 특정 업종에만 필요한 시설은 임대인이 매수할 의무가 전혀 없습니다.
결과: 수족관은 권리금을 받고 다음 횟집 사장에게 넘기지 못한다면, 철거 후 원상복구 해야 합니다
유류창고 및 저장 탱크
판결 요지: 주유소나 공장에서 사용하는 유류 저장 시설 역시 그 건물의 일반적 용도가 아닌, 임차인의 사업(주유소 등)을 위해서만 필요한 시설로 판단됩니다.
이유 (Why?): 건물 자체가 애초에 '주유소 용도'로 지어진 특수 건물이 아닌 이상, 일반 상가 건물에 붙은 유류 저장고는 다른 용도의 임차인에게는 위험 시설이거나 불필요한 공간일 뿐입니다. 따라서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켰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설치할 때 허락 받으셨나요?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돈은 돈대로 쓰고 동의를 입증하지 못해 패소하는 경우입니다.
민법 제646조에 따르면, 부속물매수청구권이 성립하려면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합니다.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설치한 물건일 것.
임대인으로부터 매수(구매)한 물건일 것.
⚠️구두로 허락받았는데요?라는 말은 법정에서 힘이 약합니다.
당시 임대인과 나눈 문자 메시지, 통화 녹음, 혹은 인테리어 공사 도면을 보여줬을 때 임대인이 “좋아요, 진행하세요"라고 답한 증거를 지금 즉시 확보하십시오.
단, 이 경우엔 10원도 못 받습니다.
아무리 비싼 부속물이라도, 임차인의 잘못으로 계약이 끝나는 경우에는 청구권이 박탈됩니다.
차임 연체: 월세를 2기(주택) 또는 3기(상가) 이상 밀려서 계약 해지를 당한 경우.
무단 전대: 집주인 몰래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빌려준 경우.
만약 현재 월세가 밀려있는 상황이라면, 내용증명을 보내기 전 반드시 연체된 월세부터 해결해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습니다.
부속물 매수청구 안되더라도 바닥 공사비는 받아야죠.
유익비상환청구권
앞서 살펴본 수족관 또는 유류창고와 같은 유익비의 대상은 임대인에게 사라고 강요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그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건물 자체에 투자한 비용(유익비)으로 논점을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내가 설치한 탱크 때문에 건물 값이 올랐잖아!"라고 주장하는 유익비상환청구권입니다.
법적으로 '부속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떼어낼 수 없거나, 떼어내면 건물의 일부가 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 점을 역이용하는 것입니다.
⚠️임차인의 반격(유익비 주장): 그렇다면 내 돈으로 당신 건물의 '기초 체력'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 셈이니, 그 가치 증가분만큼 돈을 주시죠."
구체적인 공략 포인트
횟집 수족관 → 방수 및 배수 공사비
수족관을 설치하려면 바닥이 썩지 않게 고가의 방수 공사를 하고,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관을 건물 바닥에 매립했을 것입니다.
"수족관은 가져가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해둔 바닥 방수 공사와 배수 시설 덕분에, 이 건물은 앞으로 어떤 식당이 들어와도 물 샐 걱정 없는 'A급 상가'가 되었습니다. 이 가치 상승분을 보상해 주십시오."
유류창고/탱크 → 지반 보강 및 안전벽 공사비
무거운 탱크를 버티기 위해 바닥 콘크리트 타설을 새로 했거나, 화재 예방을 위한 방화벽/옹벽을 세웠을 것입니다.
"탱크는 철거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돈 들여 해놓은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과 옹벽은 그대로 남아 건물의 내구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원상복구 하라는 건 사회적 낭비입니다. 공사비를 주시든가, 아니면 철거 면제를 해주시죠."
계약서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유익비 전략을 쓸 때 가장 조심해야 할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원상복구 특약입니다.
부속물매수청구권: 무조건 인정됨
유익비상환청구권: 계약서에 원상복구 한다라고 쓰면 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임의규정) → 계약서가 우선함
철거 업체에 전화하기 전에!
지금 당장 임대인의 압박에 못 이겨 철거 업체를 부른다면,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영영 사라집니다.
반대로, 섣불리 "법대로 합시다"라며 내용증명을 보냈다가, 해당 시설물이 법적으로 '부속물'이 아닌 '유익비'로 판명 나면 소송 비용만 날리는 최악의 결과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폐업이나 이전을 앞두고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변호사 선임 비용은 분명 부담스러운 목돈일 것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수지타산을 따져보셔야 합니다.
사장님이 지금 '변호사 비용 아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실제로 잃게 되는 돈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상황 1. 혼자 대응하다가 포기하는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
(-) 철거 공사비: 평당 10~20만 원, 30평이면 최소 300~500만 원 지출
(-) 시설 투자비: 에어컨, 인테리어 등 초기 투자금 0원 회수 (전액 손실)
[결과]: 내 돈 수천만 원 날리고, 철거비까지 빚지게 됨.
상황 2. 전문가와 함께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경우
(+) 부속물 매수청구: 에어컨, 유리 가벽 등 시설물 매각 대금 확보
(+) 원상복구 방어: 유익비 협상을 통해 철거 의무 면제 (철거비 0원)
(-) 변호사 비용: (위 이득에 비하면 훨씬 적은 금액)
[결과]: 변호사 비용을 내고도, 수백~수천만 원을 건져서 나감.
결론은 명확합니다. 지금 전문가를 선임하는 것은 확실한 손해를 막고 목돈을 챙기는 투자입니다.
⚠️"철거 업체에 500만 원을 주시겠습니까, 아니면 그 돈을 아끼고 받아낼 돈까지 찾아주는 전문가에게 맡기시겠습니까?"
여러분이 설치한 시설물이 법적으로 '돈을 받을 수 있는 부속물'인지, '동의 요건'은 충족했는지 전문가의 눈으로 먼저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의 상황이 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되시면, 현재 가지고 계신 계약서와 설치 시설물 사진을 준비해 문의주십시오.
여러분의 피 같은 투자금,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