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보증금은 집주인이 언제 돌려줄지 모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재개발 세입자는 이사비와 생활비를 받는다는데, 재건축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만 나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건축 세입자에게 법으로 보장된 보상은 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아무 방법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증금은 별도의 문제이고, 이사비를 논의해볼 수 있는 자리도 있습니다.
재건축 세입자는 언제까지 살 수 있나요
재건축 절차가 마지막 단계에 들어설 때까지입니다.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기준입니다
재건축은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그중 새 아파트를 누가 어느 집으로 받고 돈은 얼마를 더 내는지가 확정되는 단계가 있습니다. 이 단계를 법률에서는 관리처분계획인가라고 합니다.
이 인가가 나고 고시되면, 그때부터 세입자는 그 집에 살 권리를 잃습니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든 2년 남았든 마찬가지입니다. 도시정비법이 임대차 계약보다 먼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 전에는 나갈 의무가 생기지 않습니다. 조합이 이주 안내문을 보냈더라도, 인가와 공고가 아직이라면 조합에게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할 권한이 없습니다.
인가 전에도 별도로 봐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인가 전에는 무조건 살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계약이 만료되거나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재건축을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도 법에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두었다면
한 가지 알아두실 것이 있습니다.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두었다면, 그 권리는 새로 지어진 건물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봅니다.
도시정비법에 그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등기를 해두지 않으면 권리가 사실상 사라지는 상가 임차인과 다른 부분입니다.
조문 원문 보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1조 제1항)
제81조(건축물 등의 사용ㆍ수익의 중지 및 철거 등)
①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ㆍ지상권자ㆍ전세권자ㆍ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제78조제4항에 따른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은 때에는 제86조에 따른 이전고시가 있는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을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사업시행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
2.「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아니한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 2026. 7. 1.)
재건축 세입자 보상, 정말 못 받나요
법으로 정해진 보상은 없습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보상 구조가 다릅니다
재개발 세입자는 이사 비용과 이사 갈 집을 구하는 동안의 생활비를 받습니다. 이를 주거이전비라고 합니다. 법에 지급 의무가 적혀 있어서 조합이 주지 않으면 다툴 수 있습니다.
재건축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재개발은 공익사업이라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는 대신 보상 의무가 따라붙지만, 재건축은 조합원들이 스스로 모여 하는 사업이라 그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상황에서도 결과가 이렇게 갈립니다.
재개발 세입자
재건축 세입자
보증금 반환
가능
가능
주거이전비
법으로 보장
없음
이사비
법으로 보장
없음
임대주택 입주 기회
요건 충족 시 가능
없음
헌법재판소에서도 이 차이가 다투어졌습니다
이 차이가 부당한 것 아니냐는 문제는 헌법재판소에서도 다투어졌습니다. 재건축 임차인에게 보상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이 재산권 침해라는 주장이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헌법재판소 2020. 4. 23. 선고 2018헌가17 전원재판부 결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1조 제1항 본문 중 재건축사업구역 내 임차권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헌법재판소가 든 이유는 이렇습니다. 보상을 법으로 정하는 대신, 집주인과 세입자가 계약으로 조정하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재개발 세입자가 보상을 받아낸 사례를 보시면 두 제도의 차이가 더 분명해집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재건축 세입자는 아무 권리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보증금은 다릅니다.
보증금은 조합에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못 주면 조합에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합에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재건축 때문에 계약을 유지할 수 없게 된 세입자는 계약을 끝내고, 보증금을 조합에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도시정비법에 그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집주인에게 먼저 요청한 다음에야 조합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처음부터 조합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순서가 있습니다. 이 권리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인정되기 때문에, 계약이 살아 있는 동안에 해지 의사를 밝혀두어야 합니다. 계약이 기간 만료로 이미 끝난 뒤에 해지를 주장하면, 조합에 대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받는 것과 집을 비우는 것은 함께 봅니다
또 하나 알아두실 것이 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에는 집을 넘길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동시이행 항변이라고 합니다. 돈을 받는 것과 집을 비우는 것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는 세입자가 이 주장을 하면 조합이 보증금을 법원에 맡기고 절차를 정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소송에서 이기는 것보다 보증금을 확실히 받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 주장이 실질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조합이 대신 준 돈은 집주인에게 청구합니다
조합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지급하면 그 돈은 집주인에게 청구합니다(구상권 행사). 집주인이 갚지 않으면 재건축으로 받게 될 집주인 몫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조합이 대신 지급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