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만 먼저 요약하면
계약서를 쓰지 않은 가계약 단계라면, 매도인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때 물어줘야 할 돈(가계약금 배액배상)의 기준은 '최초 약정한 가계약금'이지, 상대방이 임의로 보낸 돈 전체가 아닙니다.
단, 이 기준이 인정되려면 계약서나 문자메시지 등에 '계약금 몰수·배액 상환' 특약이 명확히 있어야 합니다. 민법 제565조 해약금 규정은 원칙적으로 정식 계약금에 적용되지만, 가계약금은 성격이 달라 별도 특약이 명확히 인정돼야 배액배상 의무가 생긴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아래는 이 원칙이 실제 소송에서 어떻게 인정받았는지, 한 의뢰인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 살던 중, 계좌로 낯선 돈이 계속 들어왔습니다
저희 부부(이하 안씨 부부)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한국에 아파트 한 채를 부부 공동명의로 갖고 있었습니다. 사정이 생겨 이 집을 내놓았고,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수하겠다는 분이 나타났습니다.
부동산 거래가 다 그렇듯 정식 계약서는 나중에 쓰기로 하고, 우선 가계약금 1,000만 원만 먼저 받기로 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문자메시지로 조건을 전달해줬는데, 마지막 줄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본 계약금은 계약금 일부조로, 일방의 계약 해제 시 매도인·매수인은 계약금을 몰수하거나 배액 상환하게 됩니다."
당시엔 그저 흔한 문구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이 한 줄이 나중에 저희를 지켜줄 줄은 몰랐습니다.
📎 가계약금은 넣는 순간 끝이라는 오해, 사실이 아닙니다
처음엔 그저 당황스러웠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정식 계약서도 쓰지 않은 상태에서, 매수인 측이 저희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돈을 추가로 보내오기 시작한 겁니다. 한 번은 2,000만 원, 또 한 번은 1,100만 원. 사전 연락은 전혀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이 소식을 들은 저희는 여러 가지가 걱정됐습니다.
계약이 벌써 성립된 건 아닐까? 계약서도 안 썼는데 돈이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집을 넘겨야 하는 건 아닌지
이 돈을 다 물어줘야 하는 건 아닐까? 나중에 매수인 측은 저희가 받은 돈의 배액에 손해배상까지 더해 9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해왔습니다
외국에 있어서 대응이 늦어지면 더 불리해지는 건 아닐까? 서류 하나 확인하는 데도 시차 때문에 며칠씩 걸렸습니다
무엇보다 당황스러웠던 건, 저희가 원한 적도 없는 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나중에 더 큰돈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가계약과 본계약은 다릅니다
지인 소개로 법무법인 이현을 찾아 상담을 받았습니다. 저희가 상황을 설명하자, 담당 변호사님은 가장 먼저 이렇게 정리해주셨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계약금 일부만 오간 것은, 아직 매매계약이 확정된 게 아닙니다. 이 경우 매도인도 계약을 해제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만 이 권리가 인정되려면 '계약금을 몰수하거나 배액 상환한다'는 특약이 문자메시지나 계약서에 명확히 남아있어야 합니다.
다행히 두 분이 받으신 문자메시지에 그 문구가 그대로 있었기 때문에, 배상 범위를 다툴 여지가 생겼습니다.
이 한마디에 가장 먼저 안심이 됐습니다. 계약서도 안 쓴 상태에서 집을 무조건 넘겨야 하는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물어줘야 할 돈에도 '기준'과 '근거'가 있다는 것. 막연한 불안이 구체적인 절차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가계약금 배액배상, 정확한 기준부터
이후 이현이 진행한 대응은 단순히 '일단 대응하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의 논리 위에 설계돼 있었습니다. 핵심은 '이 거래는 아직 본계약이 아니다'라는 법적 성격을 가장 먼저 확정하고, 이후 모든 조치(내용증명 문구, 공탁 금액 산정, 준비서면 논거)를 그 프레임 위에 쌓아 올린 것이었습니다.
1. 내용증명 — 해제 의사부터 분명히 통지했습니다.
가장 먼저 저희는 이 거래를 더 이상 진행할 뜻이 없다는 것과, 받은 돈을 전부 돌려드리겠다는 뜻을 내용증명으로 정식 통지했습니다.
다만 이 시점에는 위약금 액수를 못 박지 않고, '부당하게 과다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상식적인 수준으로 상의를 통해 정하겠다'는 여지를 열어뒀습니다.
특약 문구를 근거로 배상 기준을 가계약금으로 명확히 못 박는 논리는, 이후 매수인 측이 9천만 원이 넘는 과도한 금액을 요구해오자 그때부터 준비서면 단계에서 정립된 것이었습니다.
2. 공탁 — 반환금과 손해배상금을 정확히 계산해 법원에 맡겨뒀습니다.
매수인 측과 반환 금액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현은 저희가 받은 돈 전액(4,100만 원)에 손해배상금(1,000만 원)을 더한 5,100만 원을 법원에 공탁했습니다. 이렇게 선제적으로 정리해두니 시간이 지나도 이자나 추가 손해가 불어나는 일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3. 준비서면 — 상대측 주장을 하나씩, 판례를 근거로 반박했습니다.
매수인 측은 소송 과정에서 여러 주장을 폈습니다. '시세가 오르자 매도인이 변심했다', '이미 계약이 성립됐다', 심지어 '일부 금액을 공탁했으니 이행에 착수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있었습니다. 이현은 이 하나하나에 대응 논리를 세웠습니다.
시세 변동 주장에는 실거래가 자료를 근거로, 계약 해제 시점과 시세가 오른 시점이 다르다는 사실을 짚었습니다.
계약 성립 주장에는 공인중개사법상 거래계약서 작성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1차 논거로 세우고, 설령 계약이 존재했더라도 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가계약에 불과하다는 점을 예비적으로 주장했습니다.
이행의 착수 주장에 대해서는, 매수인 측이 근거로 든 대법원 판례(91다25367, 94다56954)를 오히려 되짚어 두 판례 모두 이 사건보다 훨씬 큰 금액이 오간 사안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소액의 공탁만으로는 이행의 착수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나의 사실관계를 두고도 이렇게 여러 층의 논리를 쌓아두니, 재판부가 어느 지점에서 판단하든 저희 쪽 주장이 무너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의 판단
결과는 저희 부부의 승소였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원고가 공인중개사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에 따라 1,000만 원을 지급한 것만으로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확정적으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
"'본 계약금은 계약금 일부조로 일방의 계약 해제 시 매도인, 매수인은 계약금을 몰수하거나 배액 상환하게 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들은 본 계약금 1,000만 원의 배액을 상환하고 가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법원이 이렇게 판단한 핵심 근거는, 단순히 문자메시지에 '계약금 몰수 또는 배액 상환' 특약 문구가 있다는 사실만이 아니었습니다.
결정적이었던 건 매매대금은 특정되어 있었지만, 계약서 작성일과 잔금 지급 시기 같은 계약의 본질적인 조건들이 '추후 협의'로 남아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만약 이런 조건까지 구체적으로 합의된 상태였다면, 법원이 오히려 '본계약이 이미 성립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법원은 ① 계약서를 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계약서 작성일·잔금 지급 시기 같은 본질적 조건까지 미확정이었기 때문에 매매계약이 확정된 것으로 볼 수 없고, ② 매도인이 물어줘야 할 배상금은 애초 약정한 가계약금의 배액이지 매수인이 임의로 보낸 돈 전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매수인 측 청구는 전부 기각됐습니다.
소송이 걸렸다는 연락을 처음 받았을 때는, 정말 집을 뺏기거나 감당 못 할 돈을 물어줘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컸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현에서 상황을 단계별로 짚어주고, 물어줘야 할 돈도 정확한 기준으로 미리 정리해준 덕분에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명확하고 적은 부담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계약서를 쓰기도 전에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돈을 보냈다는 사정 자체가 문제의 시작이었지만,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결과를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계약서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이 계약금 외의 돈을 마음대로 보냈다면, 그 자체로 확정적인 계약이 성립된 것은 아닙니다.
단, 가계약 단계라도 매매대금, 계약서 작성일, 잔금 지급 시기·방법 등 계약의 본질적인 조건까지 구체적으로 합의되어 있었다면 법원이 이미 본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이런 조건들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계약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경우입니다.
가계약을 해제할 때 물어줘야 할 돈(가계약금 배액배상)의 범위는 최초 약정한 가계약금이 기준이지, 상대방이 임의로 보낸 금액 전체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기준은 문자메시지나 계약서에 '배액 상환' 특약이 명확히 있어야 인정되므로, 지금 갖고 계신 계약 관련 문자·메시지·계약서를 먼저 확인해 그런 문구가 있는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외국에 거주하며 국내 부동산 분쟁을 겪는 경우, 초기 대응(내용증명·공탁)이 늦어질수록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법률 전문가와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매수인이 소액이라도 돈을 보내거나 공탁했다면, '이행의 착수'로 인정돼서 매도인이 더 이상 해제할 수 없게 되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행의 착수로 인정되려면 객관적으로 채무 이행 행위의 일부라고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판례상 중도금이나 그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경우 이행의 착수로 인정된 사례가 많고, 잔금의 극히 일부만 지급하거나 공탁한 정도로는 이행의 착수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2. 계약서나 문자메시지에 '배액 상환' 같은 특약 문구가 아예 없다면, 가계약금은 어떻게 처리되나요?
해약금 특약이 명시돼 있지 않다면 배액배상 의무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계약이 무산되면 원칙적으로 받은 돈을 그대로 반환하면 되고, 상대방에게 별도 손해가 있었다면 그 부분만 개별적으로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3. 반대로 매수인 입장에서 매도인이 가계약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우선 내용증명으로 반환을 공식 요청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지급명령이나 소송을 통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특약 내용과 계약 해제 경위(누구의 귀책인지)에 따라 반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여 계시고 특약 문구가 애매하거나 상대방이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면, 갖고 계신 자료(문자메시지, 계약서, 송금내역)를 챙겨 법무법인 이현에 상담을 요청해보시기 바랍니다. 배상 범위와 대응 순서를 먼저 점검해드립니다.
📎 혼자 해결 가능한지, 전문가가 필요한지 먼저 확인해보세요
본 사례는 법무법인 이현의 실제 소송 결과를 바탕으로 의뢰인 보호를 위해 인물·시기·장소 등 세부 사실을 각색하여 재구성하였으며,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