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계약 당시엔 신탁과 무관했던 아파트가, 임차인 모르는 사이 매매→신탁→수탁자변경을 거쳐 소유자가 세 번 바뀜
법무법인 이현은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에서 임대인 지위 승계·대항력 법리를 주장
법원은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으로 보증금 전액(4억원) + 소송비용 일부(400만원) 지급 결정
"신탁 상태라 반환 어렵다"는 관리인의 답변
갱신거절 통보
박씨는 한 아파트에서 여러 해째 전세로 거주해온 임차인이었다. 처음 계약할 때 마련한 보증금 중 상당액은 대출로 충당한 것이었고, 계약이 몇 차례 연장되는 동안에도 그 대출은 그대로 남아 매달 상당한 이자를 감당하고 있었다.
계약 만료를 몇 달 앞둔 어느 날, 이 아파트를 관리해오던 관리인으로부터 문자메시지 한 통이 왔다. "부득이하게 아파트를 매도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상 갱신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였다. 박씨는 이 시점부터 이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자 부담이었다. 대출 이자가 매달 상당히 나가는 상황에서, 박씨는 계약 만료일보다 조금이라도 앞당겨 이사할 수 있도록 관리인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관리인은 이를 거절했다. 결국 박씨는 계약 만료일에 정확히 맞춰 이사할 집을 구했고, 그 일정에 맞춰 보증금을 반환해달라고 요청했다.
돌아온 답은 예상 밖이었다. "이 아파트가 신탁된 상태라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새 임차인을 구해야만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다." 계약은 이미 끝났는데, 새 세입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약 없이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사과나 구체적인 반환 계획도 없이 같은 답변만 반복하는 관리인 앞에서, 박씨는 매달 불어나는 이자 부담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다림 사이에 놓이게 되었다.
보증금 대부분을 대출로 마련해 매달 상당한 이자를 부담 중이었음
계약은 정상적으로 만료됐고, 조기 퇴거 요청도 거절당한 뒤 만료일에 맞춰 이사를 준비한 상태였음
관리인의 답변: "신탁 상태라 대출이 안 나와 새 임차인을 구해야 반환 가능하다"
임차인 모르게 세 번 바뀐 소유권
계약 당시엔 평범한 개인 소유였다
박씨가 계약할 당시 이 아파트는 신탁과 무관한 개인 소유였다. 계약 체결 직후 아파트는 매매를 원인으로 법인 명의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박씨는 이 법인과 임대차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며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임차인이 살고 있는 도중에 집주인이 바뀌는, 비교적 흔한 상황이었다.
임차인 모르게 두 번 바뀐 신탁 명의
문제는 이 다음부터였다. 박씨가 알지 못하는 사이, 이 아파트에는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새로 바뀌게 됐다. 그리고 여기서 한 번 더, 이 수탁자 지위가 다른 사람에게로 변경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매매로 소유권이 법인 명의로 이전 (임대차 기간 연장, 보증금 일부 반환)
신탁을 원인으로 수탁자 명의 소유권이전등기 경료
수탁자 변경으로 최종 소유명의자가 다시 바뀜
신탁이란? 소유자(위탁자)가 부동산 관리·처분을 목적으로 소유권을 수탁자에게 넘기는 계약이다. 등기부상 소유자는 바뀌지만, 임대인으로서의 법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박씨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관리인의 말을 듣고 나서야 등기부를 확인해 이 변동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처음 계약한 상대와, 지금 등기부에 적힌 소유자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안 것이다.
📎신탁원부로 소유권 변동 확인하는 법 · 신탁부동산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피고 특정·가처분·법리 3가지로 대응
박씨는 신탁 명의자에게 내용증명까지 보내며 반환을 요청했지만, 우편은 반송되어 상대방에게 닿지 못했다. 결국 박씨는 법무법인 이현에 사건을 맡겼다.
피고를 정확히 특정하는 문제
이현이 가장 먼저 마주한 문제는 "누구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야 하는가"였다. 앞서 살펴본 대로 소유명의가 계약 이후 여러 차례 바뀐 탓에, 자칫 잘못된 상대를 피고로 세우면 소송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현은 박씨가 거주하는 동안 최종적으로 신탁 명의를 갖게 된 현재 수탁자를 피고로 특정해, 그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집행 가능성을 미리 확보하는 문제
두 번째로 짚은 문제는 "이대로 소송만 진행하면 승소해도 집행이 안 될 수 있다"는 위험이었다. 이 아파트는 이미 한 차례 신탁을 이유로 명의가 바뀐 전력이 있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에 신탁관계가 해지되거나 수탁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을 처분해버리면, 나중에 승소 판결을 받아도 강제집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
이현은 이런 위험을 염두에 두고 처분금지가처분을 함께 검토해, 소송이 끝날 때까지 이 부동산의 처분 자체를 묶어두는 방안을 마련했다.
본안소송의 세 가지 근거
이 두 가지 조치를 바탕으로 본안소송에서는 세 가지 근거를 주장했다.
임대인 지위 승계 — 소유권이 매매·신탁을 거쳐 넘어갔더라도 임대인 책임은 최종 등기명의자(수탁자)에게 승계된다. 소유자가 바뀌었다고 임대인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배제특약 무효 — 신탁계약서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도 효력이 없다. 계약서에 뭐라고 적혀 있든, 임차인 보호 규정을 피해 가는 약정은 법으로 막혀 있기 때문이다.
대항력 유지 — 전입신고와 점유 요건을 갖췄다면, 등기부상 명의가 몇 번을 바뀌었는지와 무관하게 새 소유자에게도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박씨가 대출이자 부담으로 계약 만료 전 이사해야 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임차권등기명령도 필요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다.
📎신탁등기 시 보증금 반환 책임자 판단법 · 신탁부동산 세입자의 보증금 보호 방법
보증금 4억 400만원 전액 지급 결정
법원은 조정 절차를 거쳐 이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은 판결과 달리, 당사자의 이익과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참작해 법원이 형평에 맞는 조건을 제시하는 절차다.
그 결과 박씨가 처음 청구한 금액에 소송비용 일부까지 더해진 조건으로 결정이 내려졌고, 박씨는 그 밖의 나머지 청구는 포기하는 대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판결 없이 사건이 신속하게 마무리됐다.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는 지급액과 인도 조건, 불이행 시 제재까지 함께 담겼다.
항목 | 내용 |
|---|---|
지급액 | 4억 400만원 (보증금 4억원 + 소송비용 일부 400만원) |
지급 조건 | 원고의 부동산 인도와 동시 지급 |
미지급 시 | 인도완료일 다음날부터 연 12% 지연손해금 |
확정 효력 | 이의신청 없이 확정 →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 |
신탁 등기가 있어도 반환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신탁이라는 단어가 계약 당시엔 없었더라도, 임차인 모르게 소유권이 넘어가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새 임차인을 구해야 반환 가능하다"는 답변을 기다리기보다, 임차권등기명령과 소송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안전한 퇴거와 보증금 회수를 동시에 확보하는 길이다.
박씨처럼 매달 대출이자가 쌓이는 상황이라면, 반환이 늦어지는 만큼 그 손해는 고스란히 임차인의 몫으로 돌아온다. 그 손해를 줄이려면 반환 절차를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탁된 아파트인지 계약 전에 미리 확인할 수 있나요?
A. 등기부등본의 갑구를 확인하면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여부를 알 수 있다. 다만 특약 내용까지 정확히 확인하려면 신탁원부까지 함께 떼어보는 게 안전하다.
Q. 관리인이 "새 임차인 구해지면 준다"고 하면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A. 계약이 이미 만료된 상태라면 기다려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내용증명으로 반환 요청 의사를 명확히 남기고, 필요하면 소송과 함께 임차권등기명령을 검토하는 게 안전하다.
Q. 소유자가 신탁로 여러 번 바뀌었는데 누구를 상대로 소송해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는 최종적으로 등기부에 이름이 올라 있는 현재 소유명의자(수탁자)를 상대로 하면 된다. 다만 소유권 변동 이력이 복잡한 경우 피고를 잘못 특정하면 소송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어 등기부 이력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Q. 신탁계약서에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지 않는다"는 특약이 있으면 불리한가요?
A. 그런 특약이 있어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따라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 계약서 문구만으로 반환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본 사례는 법무법인 이현이 실제 수임하여 해결한 건으로, 의뢰인 보호를 위해 일부 각색 되었습니다. 사건 결과는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법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변호사와 개별 상담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중 일부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